말단경찰이 치안총감을 쏘다

말단에서 쏘아 올려진 경찰 대변혁 신호탄
경찰청 창설 이후 최초 사건 으로 기록돼
"청장, 당신이 그렇게 말한 근거를 대라" 직격
"애도와 묻는건 동전의 양면이다."
WP, "굥재(災)는 가장 미움받는 리더 가늠 시험대"

박문혁 바른언론실천연대 | 기사입력 2022/11/03 [08:11]

말단경찰이 치안총감을 쏘다

말단에서 쏘아 올려진 경찰 대변혁 신호탄
경찰청 창설 이후 최초 사건 으로 기록돼
"청장, 당신이 그렇게 말한 근거를 대라" 직격
"애도와 묻는건 동전의 양면이다."
WP, "굥재(災)는 가장 미움받는 리더 가늠 시험대"

박문혁 바른언론실천연대 | 입력 : 2022/11/03 [08:11]


이태원 굥재(굥통이 일으킨 재난)시 112 신고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단 윤희근 경찰청장(치안총감)의 발언에 대해 현직 이태원 파출소 소속 말단  경찰이 실명으로 이를 정면 반박하는 글을 내부통신망에 올렸다. 일선경찰이 경찰총수를 직접  겨냥한 글을 실명으로 내놓은 건 경찰청 창설 이후 초유다. 이태원에서 3년째 근무중인 직원이라고 밝힌 이 경찰은 경찰 내부망에 동료들이 감찰  조사를 받는 중이라 걱정과 우려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적었다. 게시글에 따르면 굥재발생 보름 전 이태원 지구촌 축제때에도많은 수 많은 인파가 몰려 당시 기동대 지원요청을 했지만 윗선에서 묵살했다고 적었다. 2일 이태원 굥재 당시에도 안전우려로 용산서에서 서울청으로 경찰기동대 지원요청을 했지만 이 역시 거절당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경찰의 글에선 이번달 1일 경찰청이 굥재 발생전 3시간여 동안 11건의 112신고가 접수됐단 공식발표를 뒤집어 버렸다. 오히려 굥재 당일  18~22시까지 11건이 아닌 무려 7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폭로했다. 압사가 우려된다는 112신고는 굥재가 발생한 골목길 뿐만 아니라 이태원  전역에서 쇄도했다고 적고 있다. 경찰청의 거짓 발표 건수인 11건 중 4건만 출동했단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신고자는 귀가하라 안내했고  파출소 직원들은 신고사건에 수 도없이 출동하면서도 틈틈히 시민들에게 해산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통한 시민들  유입이 대규모로 이뤄져 20명의 경찰인력으로  이를 감당해 내기엔 역부족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인파가 이태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자 굥재 당일 112상황실장이 21시 38분경 부랴부랴  이태원 역사 측에 지하철 무정차 통과요청을 유선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희근 경찰청장의 이태원 파출소 112대응 미흡발언으로  용산서 직원들은 졸지에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로 낙인찍혀 여론과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고 했다. 이어 어떤점을 근거로 그런 미흡했단 발언을 했는지 궁금하다며 경찰총수를 직접 겨냥했다.  경찰청장을 향한 말단경찰에 의해 쏘아올려진 경찰청 개혁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국민애도만을 강요하는 굥재에 대해 한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애도하고 묻는건 동전의 양면이다. 애도는 당연지사지만 참사원인을 묻는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NYT•WSJ와  함께 미3대 주요 언론 중 하나인 WP는 최근 굥통에 대해 "할로윈 참사는 세계에서 가장 미움받는  리더를 가늠하는 시험대"라고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이어 "희생자들이 주로 학생 등 청년층이며 지난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처럼 공직자들에 의해 빚어진 참혹한 사태"라고 덧붙였다. 또 "굥통은 할로윈 재앙 이전에도 세계에서 가장 싫어하는 리더였고 최근 진행된 설문조사 에서 72%국민이 싫어한다."고 직격했다. 이런 이유 탓일까. 어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대사는 국힘이 아닌 민주당사를 직접 찾아 굥재희생자들에 대해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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