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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형으로 적은 거리의 사랑, 김혜진 '중앙역':가디언21

현재형으로 적은 거리의 사랑, 김혜진 '중앙역'

김한비 기자 | 기사입력 2014/05/27 [12:06]

현재형으로 적은 거리의 사랑, 김혜진 '중앙역'

김한비 기자 | 입력 : 2014/05/27 [12:06]

▲ 【제공=뉴시스】중앙역

갓 거리의 삶으로 편입된 한 젊은 남자의 관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거리의 공기, 거리의 소음, 거리의 냄새, 거리의 풍경들 속에서 행복, 분노, 슬픔, 수치심, 모멸감 등을 느낀다. 하루를 보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그에게는 젊음도 서둘러 소진됐으면 하는 무엇이다.

남자에게 늙고 병든 여자가 다가오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들에게 허락된 개인적인 공간은 없다. 거리가 춥고 쥐가 무섭다며 남자의 품에 안겨 잠든 여자는 밤새 남자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캐리어를 훔쳐 달아난다. 남자는 분노해 캐리어를 찾으러 동분서주하지만 그가 그리워하는 건 여자의 살결이다.

'중앙역'은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 낭비 없이 진행된다. 모든 문장이 현재형이고 모든 관심이 오직 현재에만 있다. 청년이 거리의 삶으로 쫓겼는지, 가족과 친구는 없는지 등에 정보 제공이 없다. 독자는 현재를 살고 있는 주인공의 신체를 통해 거리의 삶과 거리의 사랑에 대해 감각할 수 있게 된다.

1억원 고료의 제5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이다.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치킨런'으로 등단한 신예 작가 김혜진이 썼다.

"불모지에 발가벗은 남녀를 풀어놓고 작가마저 망연히 그 여로를 쫓는 것은 사랑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다. 현재형의 직선 문장들이 벼랑이 되었다가 평지가 되는 문체의 힘은 오랫동안 우리 문학의 자산이 될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316쪽, 1만3000원,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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