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신동립 잡기노트]노란 리본과 촛불, 옐로콤플렉스 세상:가디언21

[신동립 잡기노트]노란 리본과 촛불, 옐로콤플렉스 세상

김한비 기자 | 기사입력 2014/05/26 [19:52]

[신동립 잡기노트]노란 리본과 촛불, 옐로콤플렉스 세상

김한비 기자 | 입력 : 2014/05/26 [19:52]

▲ 【제공=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 <430> 눈길을 돌리면 곳곳에 노란 리본이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향한 사죄다. 애도가 돼버렸지만, 출발은 희망이었다. ‘살아서 돌아오라’는 간절한 기도다.


 눈길을 돌리면 곳곳에 노란 리본이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향한 사죄다. 애도가 돼버렸지만, 출발은 희망이었다. ‘살아서 돌아오라’는 간절한 기도다.

수백년 전으로 유래가 거슬로 올라간다는 설도 있으나, 대개들 미국 노래 ‘떡갈나무 고목에 노란 리본을 묶어주세요(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부터 기억한다. 1973년 세계적인 히트곡이다. 3년 만에 교도소에서 나온 남자를 떡갈나무에 건 노란 리본 100개로 반긴 여자의 사연이 바탕이다. 1981년 이란 인질사건, 1991년 걸프전 때도 미국에서는 노란 리본이 나부꼈다.

< 사진> 위는 세월호 참사를 슬퍼하는 한국이다. 아래 보고타 국제도서전 현장에서는 지난달 숨진 콜롬비아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추모하는 노란 종이나비들이 벽을 채웠다.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이므로 노란 리본은 어느덧 ‘무사귀환’의 상징으로 수용되는 국제공용이 되기에 이르렀다. 2005년 납북동포를 위해, 2007년 아프간 피랍자들을 위해, 2008년에는 학대받는 세계의 어린이들을 위해 우리나라도 노란 리본을 걸었다.

노란색은 기억력을 높이고 소통을 활성화한다. 따뜻함, 활기, 햇빛, 희망, 행복, 신선함, 명확성, 에너지, 낙관주의, 지성, 영예를 가리킨다. 노란 보석은 결단을 돕고 집중력을 강화하며 에너지를 증가시키고 극도의 피로, 공포, 신경질이나 고갈 상태에 도움이 된다. 주의를 끄는 데도 노랑이 으뜸이다.

부정적 인식도 적지 않다. 구두쇠는 노랑이요, 유럽축구는 노란 바나나를 던져가며 인종을 차별한다. 황인종에 대한 백인종의 피해의식이 깃든 역사용어인 황화(옐로 페릴) 등 보기는 여럿이다. 사사건건 비판적으로 만들며, 무엇인가를 자꾸 요구하게 만드는 컬러라는 설도 있다.

비겁함, 속임수, 배신, 질병, 독선, 광기, 슬픔(그리스), 질투(프랑스)의 색이기도 하다.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은 남자는 특히 노랑을 기피한다. 유치하다는 이유에서다. 만화 주인공 ‘스펀지 밥’과 ‘피카추’, 유치원 유니폼, 스쿨버스 등 노란 것은 대부분 어린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 노랑은 정치적이라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2009년 5월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이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노사모’가 노란 리본을 매달았다. 그해 5월23일 노 대통령 사망 후에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노란 리본이 걸렸다.

노랑은 노무현이 택한 색깔이다. 2003, 2005년 노무현은 태국·부산 APEC에서 노란 옷을 입으며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황색돌풍을 인정했다.

여당 소속 상당수가 노란 리본을 달지 않는 이유일는 지도 모른다. 새누리당은 로고에 빨강을 끌어들이며 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했다. 앞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붉은악마’와 ‘Be the Reds’(빨갱이가 됩시다) T셔츠가 빨간색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을 상당부분 희석했으므로, 새누리당의 빨강은 슬며시 제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옐로 콤플렉스다. ‘촛불’도 노랗다. 세상이 다시 노래지려 한다.
  • 도배방지 이미지

월드문화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