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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말미암지 않으면, 요구되는 과단성:가디언21

나로 말미암지 않으면, 요구되는 과단성

휴대폰에 등록된 기자의 닉네임
여왕이 영면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뼈때리는 묘비명
조병화 시인 촌철살인 "결국 내 천적(天敵)은 나였다."

박문혁 바른언론실천연대 | 기사입력 2023/01/11 [10:20]

나로 말미암지 않으면, 요구되는 과단성

휴대폰에 등록된 기자의 닉네임
여왕이 영면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뼈때리는 묘비명
조병화 시인 촌철살인 "결국 내 천적(天敵)은 나였다."

박문혁 바른언론실천연대 | 입력 : 2023/01/11 [10:20]


휴대폰에 등록된 기자의 닉네임은 "하루를 살아도 행복한 무녀기"다. '무녀기'는 죽마고우들이 기자를 부르는 애칭이다. 떵떵거리며 천만년 살듯  큰소리치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사람들이 태반인 세상이다. 이런 허풍선이들이 난무하는 세상속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다' 여기며 사는 것이 남는 장사 아닐까.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섭리속 사람들은 어이없게도 내일의 해는 반드시 뜬다고 맹신(盲信)한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로 번역되는 '투머로우 이즈 어나더데이'  Tomorrow Is Another Day는 영화속 대사에 불과하다. 그리고 스스로 변화를 거부하며 시시하게 살아가면서 언젠가 쨍하고 해뜰날 바라는 독(毒)한 모순은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나로 말미암지 않으면 결단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과단성(果斷性)이 필요한 골든타임이다.

 

얼마전 서거한 엘리자베스 Ⅱ 여왕이 영면(永眠) 하는 영국의 웨스트 민스터 성당(WM)은 우리의  국립묘지격이다. 이곳에 안치된 빛나는 위인들  묘보다 무명씨(無名氏)의 무덤앞에 세워진 묘비명(墓碑銘)이 더욱 유명하다. '내가 젊어 뭐든 자신감이 끓어 넘치던 시절에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은 요지부동(搖之不動)이었다. 나의 욕망을 줄여 나라를 변화시키려 했지만  내 조국은 꿈쩍도 안했다. 더 나이가 들어 공직에 서 은퇴해 마지막으로 가족을 바꾸려 했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이제 저 하늘이 불러  관(棺)속 *칠성판(七星板)위에 몸을 뉘였을때 문득 이런 상념이 들었다. (*칠성판=시신밑 바닥에 깔아 망자를 고정시키는 관 속의 얇은 판. 시신을 관에 넣기 전에 임시로 얹어 놓는 널로 여기에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일곱 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고 해서 '칠성판'이라 불린다.) 만약 내가 솔선수범을 했다면 날 보고 가족들이 변했을테고 여기에 힘을 입어 사회 변화에도 앞장섰으며 혹시 아는가 세상이 나로 말미암아 변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 WM 무명씨의 뒤늦은 후회처럼 세상의  모든 변화는 나를 기점(起點)해서 출발한다. 자신은 바뀌거나 변하지 않으면서 다른 것이 바뀌길  바라는 그런 사람을 20세기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인쎄니티(Insanity=미친사람)라고 불렀다. 또한 조병화 시인은 자신의 시 "천적"에서  다음과 같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을 남겼다. "결국 내 천적(天敵)은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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