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노골적인 '윤비어천가' 칼럼,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은 부끄러움을 모르는가?:가디언21

노골적인 '윤비어천가' 칼럼,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은 부끄러움을 모르는가?

바른언론실천연대(언실련), 2022년 11호.

바른언론실천연대 | 기사입력 2022/08/26 [18:33]

노골적인 '윤비어천가' 칼럼,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은 부끄러움을 모르는가?

바른언론실천연대(언실련), 2022년 11호.

바른언론실천연대 | 입력 : 2022/08/26 [18:33]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 겸 부사장의 8월 22일자 칼럼 <어둠 속 반지하 계단에서 미끄러진 대통령>을 읽고 나서, 기가 차고 억장이 무너진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취임 후 100여 일에 지지율이 급전직하해 20~30%를 넘나들고 있는 민심과는 지나치게 동떨어진 '러브레터'요, '아첨가'(阿諂歌)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주필의 글 에서 몇 대목을 보자.  
 
<대통령이 만류를 뿌리치고 출입금지선인 폴리스 라인을 넘어 어둠 속 계단을 걸어 내려가 경호원들이 당황했다는 것이다. 도중에 미끄러져서 넘어질 뻔했고, 구두와 바지를 흙탕물에 적신 것도 알게 됐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빈자(貧者)의 천국이었고, 지옥이었다. 대통령이 저 먹먹한 슬픔의 공간으로 몸을 밀어넣은 것은 국민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라는 무한책임과 연대의 증거다. 스스로 대통령다움을 입증한 것이다. 이로써 가진 자의 편에 선 오만한 선민(選民)이라는 부당한 편견에서 벗어났다>. 
 
이 주필이 이렇게까지  목청껏 불러댄 '윤비어천가'가 과연 타당한지 수해(水害) 당시 상황을 톺아보자.  
 
기상청은 지난 8월 8일 낮 12시에 호우경보를 내렸고, 오후 5시에는 호우주의보까지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퇴근하면서 보니까 아파트들이 벌써 침수되더라“라고 말하면서도 정상적으로 퇴근했다. 윤 대통령은 그 전 날인 7일 밤 내내 사저에 머물다가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자 다음 날인 8일 오전 일가족 3명이 희생된 현장에 ‘사후약방문’격으로 서둘러 도착했었다.  
 
윤 대통령은 "어떻게 여기 계신 분들은 미리 대피가 안됐는가 모르겠네"라며 다소 황당한 질문을 했고, 이 때 찍은 사진이 ”국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는 국정홍보용 카드뉴스로  배포되어 큰 지탄을 받았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덕수 총리도 다를 바 없었다. 그는 대통령이 집중호우 당일 상황에서 전화로 지휘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 자택이 청와대 벙커(위기관리센터) 수준"이라고 아부성 발언을 했다. 청와대 내 위기관리센터에는 전국 240여 개의 시,  군, 구를 연결할 수 있는 시설이 완벽하다고 한다. 과연 이런 시설이 서초동 자택에 설치돼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있을까?  
 
시설이 완벽한 청와대 벙커를 버려두고 대통령실을 국방부로 이전한  후유증이 곧바로 심각한 비상상황으로 적나라하게 발생했는데도 어떻게 그런 말을 한다는 말인가?  
 
지지율이 최저를 경신하는 가운데,  대통령은 물론 휘하 최고위 관계자들이 비상상황에서 우왕좌왕 했음에도 불구하고, 따끔한 비판과 함께 체계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는 커녕 '윤비어천가'를 부르는 것은 큰 신문사의 주필이라는 최고 책임자인 기자가 취해야 할 타당한 자세와는 전혀 맞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한 이 주필의 평가도 남달랐다. 그는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표현을 "제1 공복(公僕)의 겸손한 언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그 후의 인사를 보라. 대통령실 참모진과 내각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이 아니라 일부 인력만 보강하는 식으로 개편한 것은 대통령의 말이 ’구두선(口頭禪)‘에 그쳤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고 본다. 오죽하면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의원이 "(야당이 지적한) 검찰 출신을 너무 많이 쓴다거나, 아는 사람 위주로 쓴다는 것은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겠는가.   
 
이 주필은 이어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인사 실패와 국정 혼선에 대한 반성", "사전 각본 없이 12개의 질문에 즉답", "투박한 소신과 철학의 확인"등 온갖 현란한 찬사의 수식을 다 갖다 붙여 대통령을 칭찬했다. 그러나 정작 윤 대통령은 "인적 쇄신은 정치적 득실을 따질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최근의 저조한 국정 지지도를 반등시키기 위해 국면 전환용 카드로 참모들을 물갈이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을 뿐 반성이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이 주필은 칼럼 곳곳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동정’을 넘어 ‘충정’까지 보이면서 비판이 대세인 대통령의 수해 대처와 ‘피의자 신분’인 김 여사의 경찰학교 비공개 간담회를 찬양 일변도로 다루었다.   아무리 글 쓴 이의 주관이  드러나는 '의견기사'라고하더라도 국민의 비판을 받아온 상황마다 기자의 지나친 주관적 해석을 앞세워 억지 찬양에 나선 것은 말 그대로 ‘곡학아세(曲學阿世)’요, ‘충정’으로 포장된 아첨으로 판단된다.  
 
한 중앙지의 최고 고위기자인 주필이 보통 사람이라도 금새 알 수 있는 목불인견의 아부성 글을 칼럼이라는 명목으로 써버릴 만큼 우리 언론이 이렇게 망가졌는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특히, 이 주필은 이 글에서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수해 때문에 반지하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신림동 주택을 찾았던 장면을 환기시키면서 그야말로 낯 뜨거운 아부성 기사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이 주필의 이번 칼럼은 영혼 없고 연성화된 고급 샐러리맨으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비판받는 현역 기자들을 향해 왜 일부에서 수치스럽게도  '기더기(기레기+구더기)'라고까지 부르는지 그 이유를 노골적으로 보여준 역대급 '용비어천가'였다고 본다.  
 
엄정 중립, 불편부당, 억강부약, 진실추구는 누가 뭐라고 해도 기자의 범전(範典)이자 정도(正道)요, 금과옥조의 배수진이 되어야 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에 대해 정확하고 냉철하게 비판하며 견제하는 것이 언론의 본분이자 정도이다. 
 
이 기준에서 너무도 지나치게 빗나간 이 주필의 파렴치(破廉恥)한 칼럼은 언론 동료들을 수치스럽게 만들었다. 
 
이 주필의 겸허한 자기 반성과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한다. 
 
2022년 8월 25일. 
 
바른언론실천연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하경 주필ㆍ부사장이 8월 22일자 중앙일보에 쓴 '윤비어천가' 칼럼의 원본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95934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