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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기자다. '응원단(치어리더)'도 '애완견'도 아니다. 社主의 '하수인'도 될 수 없다. 일부 '逸脫기자들'의 맹성과 기자정신 회복을 촉구한다.:가디언21

기자는 기자다. '응원단(치어리더)'도 '애완견'도 아니다. 社主의 '하수인'도 될 수 없다. 일부 '逸脫기자들'의 맹성과 기자정신 회복을 촉구한다.

2022.08.09.

김기만 바른언론실천연대 대표 | 기사입력 2022/08/11 [09:54]

기자는 기자다. '응원단(치어리더)'도 '애완견'도 아니다. 社主의 '하수인'도 될 수 없다. 일부 '逸脫기자들'의 맹성과 기자정신 회복을 촉구한다.

2022.08.09.

김기만 바른언론실천연대 대표 | 입력 : 2022/08/11 [09:54]

▲ 김기만 전 청와대춘추관 관장     ©가디언21

1. 8일 대통령 출근길 약식회견(도어 스테핑)에서 아리랑TV M기자가 질의 끝에 "대통령님 파이팅"이라고 외친 것은 충격적이다. 일부 국민들은 "설마?ᆢ"라거나 "가짜뉴스 아니야?"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 기자는 지난  2019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기자회견 때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을 신뢰하느냐"고 물어 빈축을 샀던 동일인이다.

 

'엄정중립', '불편부당'이라는 기자의 기본 자세를 잃은 이 기자의 일탈(逸脫)에 대해 아리랑TV 측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한 외신기자는 8일 "대통령실 기자단 일부 기자들이 치어리더처럼 대통령 발 밑에서 굽실거리는 모습이 민망스럽다"라고 지적했다.

 

2.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일부 기자들의 언행은 그동안 여러번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6월 말 대통령 부부의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때 기내에 김건희 씨가 등장하자 일부 기자들이 환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가 지지 정당이나  정치인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취재 현장에서 이를 드러내는 발언을 하는 것은 금기(禁忌)라는 게 언론의 상식이다. 기자들이 이런 상식을 자꾸 깨는 것은 우려할 일이다. 

 

3. 언론사의 출입처는 공동취재 등 취재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경제 관련 수치 동시 보도, 범인 검거를 위한 엠바고 등) 기능한다.

 

그러나 기자가 출입처 편이나  응원군이 아님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인지 기자가 출입처와 일심동체(一心同體) 같은 언행을 하거나, 출입처의 무리한 요청에 협력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같은 행태는 특히 기자회견 때 질문을 하지 않는 잘못된 관행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파코미디'라는 혹평까지 받았던 작년 12월 26일 김건희 씨의 '(경력 조작) 사과 기자회견' 때, 국민의힘 출입기자들은 한 건의 질문도 하지 않고 그를 돌려보냈다. 국민들이 궁금한 게 얼마나 많았을지를 생각해 본다면, 국민을 대표해 물었어야 할 기자들의 이같은 '집단 침묵'은 직업정신 위배나 비겁함 정도가 아니라 '죄악'에 가깝다고 본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그의 패션과 화장 등 스타일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회견 후 팬클럽이 생겼다"는 보도도 있었다.

 

지난 2016년 10월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사과 기자회견' 때도 똑같았다.

묻는 게 직업인 기자들이 질문하지 않았다.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TV조선'이 단독인터뷰에서 "형광등 100개를 합한 듯한 아우라"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것과 대비된다.

 

'질문하지 않는 한국기자들' 모습은 낯설지 않다. 지난 2019년 11월 12일, 방한중이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번에는 특별히 한국기자들에게 질문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기자 누구도 질문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코리안 프레스"(Korean Press)를 몆 번 외쳤으나 끝내 질문은 없었고 질문권은 결국 중국기자에게 돌아갔다. 일부 국민들 사이에 "한국 기자들은 방안퉁수냐"라는 핀잔과 탄식이 나왔다. 

 

4.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1999년 9월 30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당시)이 조세포탈 및 횡령 혐의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지검에 도착하자 도열하고 있던 중앙일보 기자 40여 명이 "사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쳐 빈축을 샀다. 거칠게 표현하면 조폭 보스를 배웅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는 기자가 기자이기를 포기한 <기자 사망신고>나 다름없는 한국언론의 흑역사 중 한 장면이었다. 

 

한국언론 비판자들은 이 때 중앙일보를 '종양일보'라 부르기도 했다. 기자들의 과잉 보호에도 홍 씨는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38억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정도 되면 언론이 아니라 사론(私論, 社論)이다.기자가 아니라 사인(私人) 하수인일 뿐이다.

 

6. 기자는 기자이다.  응원군이 웬 말인가?  '애완견'이 되는 것도 강력히 경계해야 한다. 특히 사주(社主)의 하수인이나 노예가 되는 것은 최악 중 최악이다.

 

언론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기 때문에 더욱 국민신뢰가 중요하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아닌가?

 

이런 점에서 뉴스신뢰도 20% 대 초반 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회원국 중 꼴찌인  한국언론은 미증유의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언론인의 직업의식 실종과 윤리불감증이극심하다.

 

선각 언론인 민세(民世) 안재홍은 '기자도덕'에 관해 이렇게 설파했다.

"기자는 포의사(布衣士, 삼베옷 입은 선비)로서 천하국가의 일을 평정하고, 만세(萬世)의 정책을 논하며, 시대사상의 첨단(尖端)에 나아간다". 시대정신에 투철한 채, 치열하게 진실을 추구하며, 직업윤리에 충실하라"는 말씀일 것이다.

 

기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잊은 듯한 일부 길 잃은 언론인들에게 통절한 성찰과 과감한 혁신, 광정을 요청한다.

 

바른언론실천연대(언실련)

대표 김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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