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준우승에 부에노스아이레스 폭동

이경민 인턴 기자 | 기사입력 2014/07/15 [09:08]

아르헨티나 준우승에 부에노스아이레스 폭동

이경민 인턴 기자 | 입력 : 2014/07/15 [09:08]

▲ [사진제공=뉴시스] 폭동 진압용 최루가스 피하는 아르헨티나 축구팬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3일(현지시간) 독일과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가 준우승에 머물자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던 시민 일부가 폭동을 일으켜 현지 경찰이 최루가스와 고무탄으로 진압했다.

수많은 시민이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상징물 오벨리스크에서 모여 평화롭게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을 응원했으나 팀의 패배에 슬퍼하면서도 24년 만에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한 것으로 결승전에 오른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자랑스러워하며 박수를 보냈다.

팬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로 쏟아져 나올 때 현지 경찰은 처음 한켠에서 지키고 있었으나 저녁 폭동이 발생하자 폭동자 추적에 나섰다. 그 중 대부분은 복면을 쓴 만취한 젊은이들로 돌을 던져 상점을 파손하고 가로등을 깨고 극장에도 난입했다.

경찰은 이날 폭동으로 경찰 20명이 다치고 최소 6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폭동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응원하던 행사의 축제 분위기를 망쳤다.

축구 팬들이 통상적으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패배가 아닌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모이는 오벨리스크 주변은 축제 분위기였다. 승용차들은 스타카토 리듬에 맞춰 경적을 울리고 하늘 위에 폭죽들이 터졌으며 남녀노소 모두 제자리에서 뛰며 아르헨티나를 연호했다.

6살 딸을 목말을 태운 오라시오 라세이라스(53)는 “후회 없다”며 “우리 팀은 훌륭히 경기했다”고 말했다. 에두아르도로드 로드리게스(31)도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어 우승을 차지하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디에고 마라도나를 언급하며 “리오넬 메시가 비록 마라도나가 되지 못했지만, 여기는 파티 분위기”라며 “우리의 전사 모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산마르틴 광장을 가득 메운 약 2만 명은 아르헨티나 국기 색깔인 파란색과 흰색의 옷을 입고 대형 화면을 통해 결승전 경기를 시청했다.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높은 인플레이션, 국가 부도 위기,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부패 의혹에 분노했을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화합했다.

최근 지지율이 추락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월드컵 대회 내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날 결승전 관람 초대를 거절하는 대신 오는 15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담을 위해 휴식을 취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패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그가 알레한드로 사베야 아르헨티나 감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14일 오전 아르헨티나 대표팀 환영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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