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테크’ 조각가 장은진 UN본부 전시 화제

‘나무에 옷을 입히다’ 시리즈..9월 맨해튼 첼시에서 8번째 개인전도

김한비 기자 | 기사입력 2014/05/28 [09:37]

‘아트 테크’ 조각가 장은진 UN본부 전시 화제

‘나무에 옷을 입히다’ 시리즈..9월 맨해튼 첼시에서 8번째 개인전도

김한비 기자 | 입력 : 2014/05/28 [09:37]

▲ 【제공=뉴시스】 ‘아트 테크’ 조각가 장은진 UN본부 ‘나무에 옷을 입히다’ 전시
 

 ▲ 【제공=뉴시스】‘아트 테크’ 조각가 장은진 UN본부 전시..9월 맨해튼 첼시 개인전
 

▲ 【제공=뉴시스】 ‘아트 테크’ 조각가 장은진 교수 UN본부 ‘나무에 옷을 입히다’ 전시
 

 ▲ 【제공=뉴시스】‘아트 테크’ 조각가 장은진 UN본부 ‘나무에 옷을 입히다’ 전시


 ‘아트 테크놀로지’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는 조각가 장은진 교수(39 뉴저지 블룸필드대)가 UN본부에서 작품전시를 갖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UN 장애인의 날 문화행사를 기념하여 다음달 11일 초청 설치되는 작품들은 ‘나무에 옷을 입히다’ 시리즈 6점이다. 다리역할을 하는 시멘트 형상과 나무껍질 등 자연적인 재료가 상반되는 차가운 모습을 통해 살아 숨쉬는 모든 생명을 표현하고 있다.

장 교수의 작품 세계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영원불멸한 삶을 담은 ‘십장생’ 조각으로 시작해 시대와 우주, 시간을 표현한 ‘팔괘’ 조각, 현대적이며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3D애니메이션과 수학적인 코딩(Coding)으로 풀어낸 아트 테크놀로지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같은 작품의 흐름은 남들과는 다른 복합적인 예술경험이 작용하고 있다. 본래 그녀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먼저 배웠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대구소년소녀시향, 중학 2학년때 대구MBC시향과 협연하는 등 여러 차례 콩쿠르를 거치면서 연주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다.

미술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중학시절이었다. 장 교수는 “어릴 적부터 저를 지켜봐주신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님과 인천 공항 건축설계를 하신 분의 조언으로 미술이 가진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었어요”라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키보다 훌쩍 더 큰 이젤 앞에서 색을 만지기 시작한 그녀는 “먹내음이 너무나 좋아서 산수화나 동양화의 그림을 보면 눈을 떼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 있곤 했어요”하고 회상했다.

2년간 음악과 미술을 병행하다가 자연스럽게 미술 쪽으로 기울게 되었다. 덕분에 그녀의 예술세계는 음악과 미술이 함께 공존한다. 서울예고를 거쳐 성신여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녀가 처음 주목한 것은 십장생을 조각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십장생을 그림과 공예로 표현한 것은 많았지만 조각은 쉽사리 보이지 않았어요. 서서히 욕심이 나기 시작했고 스케치(sketch)와 에스키스(esquisse) 등 작은 샘플을 만들면서 놀라운 상상력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작은 에스키스 작품이 저의 17년간의 십장생 작품 속, 뿌리를 지탱해 준 것 같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험정신으로 작품활동과 강의를 계속하던 그녀는 늘 꿈꾸던 ‘종합예술’을 위해 2007년 미국 보스턴대에 유학, 순수미술로 석사학위(MFA)를 취득했고 이후 뉴욕대에서 예술 행정과정도 마쳤다.

2010년 보스턴대에서 전시한 ‘The Part of My Soul’은 십장생 시리즈중 하나로 “보스턴대학 개교 이래 이렇게 아름다운 전시는 본 적이 없다”는 극찬을 받을만큼 장은진을 상징하는 대표작이기도 하다.

‘종합예술’을 지향하는 그녀에게 3D 애니메이션 마야 프로그램(Maya Program)과의 만남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가장 현대적이며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섬세한 시각과 수학적이며 과학적인 코딩 작업으로 3D 영상조각 작품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이다.

보스턴대 정보기술센터의 로라 교수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아트의 길잡이 역할을 해준 휴 오도넬 교수, 자바 프로그램과 소프트웨어 코딩 프로그램을 가르쳐준 강동요 선생 등은 조각속의 또다른 세계를 표현할 컴퓨터 소프트웨어 아트의 밑받침이 되었단다.

이번에 UN에서 전시하는 ‘나무에 옷을 입히다’는 나무껍질을 주재료로 한 파트와 아연부식 작업을 한 파트로 나눠졌다. 각각의 단편적인 파트는 완전히 이뤄지지 못한 인간의 영혼을 표현한 것이다.

장은진 교수는 “영혼의 조각들과 살아있는 나무껍질의 심장 등 미완성처럼 보여진 단편 작품 하나하나가 모여 완전한 하나의 영혼과 몸으로 구축되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UN의 반기문 총장 등 수뇌부와 각국 외교사절들이 자리할 것으로 알려진 전시 리셉션이 끝나면 작품들은 9월부터 맨해튼 첼시의 엘가 윔머 갤러리에서 전시를 할 예정이다. 통산 8번째 개인전이 될 이번 전시는 유엔 전시작을 포함 새로운 설치 예술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지난 봄 뉴욕영아티스트 콩쿨에서 피아노로 3위 입상을 하는 등 녹슬지 않은 연주실력을 뽐낸 그녀는 가든스테이트 오페라단(단장 주성배)과 함께 최근 뉴저지 연방검찰청에서 열린 아시안의 달 문화행사에서 폴 피시맨 검사장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향후 음악과 안무, 조각작품이 결합된 파격적인 종합예술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는 장은진 교수는 “무한계의 상상력으로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예술이 인간을 이해시키며 감동시키는 날이 언젠간 오리라 믿습니다. 앞으로 ‘장은진’이라는 트렌드가 모든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해석력과 힘을 갖도록 하고 싶어요”라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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