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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 뺏는 치사한 지자체, 다자녀 가구 날벼락:가디언21

줬다 뺏는 치사한 지자체, 다자녀 가구 날벼락

슬그머니 사라진 ‘다자녀 무상 우유’
중앙부처 지침 사라지자 다자녀 무상 우유지급 바람과 함께 사라져
정부 다자녀 혜택 공약 공수표로 만들어...
다자녀 무상우유 중단은 헤어진 전 연인에게 줬던 선물 뺏는 격

한은남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23/03/29 [16:25]

줬다 뺏는 치사한 지자체, 다자녀 가구 날벼락

슬그머니 사라진 ‘다자녀 무상 우유’
중앙부처 지침 사라지자 다자녀 무상 우유지급 바람과 함께 사라져
정부 다자녀 혜택 공약 공수표로 만들어...
다자녀 무상우유 중단은 헤어진 전 연인에게 줬던 선물 뺏는 격

한은남 선임기자 | 입력 : 2023/03/29 [16:25]


여러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서 수년간 다자녀 가구에게 무상으로 우유를 지원하던 따스했던 손길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달부터 느닺없이 끊어져 버렸다. 다자녀 혜택을 통해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던 尹정부의 공약(公約)을 무색하게 공수표(空手票)로 만들었단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도대체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중학생 두 명과 초등학생 한 명을 자녀로 둔 학부모. 새학기가 되자 우유 무상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는 낙벼락같은 통보가 왔다. 세 아이의 한 달 식비만 150만 원인데, 우윳값으로 6만 원을 당장 학교에 내야 할 처지다. 학부모 A씨는 "그간 주던 무상 우유를 예고없이 갑자기 줄여 버리면 어떡합니까. 저는 수 년간 주던 우유를 줄이면 그만큼 애들을 사다줘야 되니까 거기에 대한 가계 부담이 더 올라가죠."라고 하소연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엔 다자녀 가구 우유 무상지원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단 소식이 알려지가 이를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우유 받던 다자녀 부모에겐 날벼락이다", "글찮아도 허리띠 졸라매고 사는데 살기 더 팍팍해졌다.","줬다 뺏는게 세상에서 제일 치사한 짓이다."라는 날선 비난 댓글도 쇄도하고 있다. 다른 다자녀 가정 학부모 B씨는 "인구 절벽 시대라고 하는데, 이 시대에 우리한테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아이 많으면 애국자라고 하는데 그런 건(혜택은) 하나도 없는 것 같고."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는 불분명한 정부 지침 탓에 불거졌다. 5년 전 농식품부의 학교 우유 급식 지침엔 무상우유 지원 대상에 다자녀 가구를 고려하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이듬해 지침을 보면 이 조항이 순삭해 버린 것이다. 다자녀 가정의 지원신청이 몰리면서 기존 예산으론 감당이 안됐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 공무원에 따르면 "취약 계층 우선 지원이라 다자녀 일부만 지원 했습니다.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었고요."라고 해명했다.

 

다만, 학교와 지자체가 재량으로 다자녀 가구를 지원하도록 했는데, 이번에는 학교 측이 반발했다. 교육청 관계자 C씨는 한 매체와 통화에서 "다자녀를 거르려면 영양사 선생님들께서 가족관계증명서라든지 증빙 서류를 하나하나 다 받아야 됐던 거예요. 업무 과중이 될 수 있는..." 라고 말을 흐렸다. 기준을 명확히 해달라는 교육 당국 의 요청에 올해부터 농식품부는 다자녀 가구 지원 근거 조항을 아예 삭제했다. 이런 사이 34곳 지자체에서 6만여 다자녀 가구, 18만 명이 넘게 결국 우유 무상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누리꾼의 말처럼 세상에서 가장 치사한 일이 줬다가 뺏는 것이다. 밀월관계때 연인간 주고 받았었던 선물을 헤어질 때 모두 돌려 달라고 하는 치사한 행동과 지자체의 다자녀 가정 무상 우유 돌연 중단과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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