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의 스토리글]소위 인권단체들의 성명에 대하여

가디언21 | 기사입력 2022/11/19 [14:39]

[최충웅의 스토리글]소위 인권단체들의 성명에 대하여

가디언21 | 입력 : 2022/11/19 [14:39]


소위 인권단체들은 지난 16일 '이태원 참사 피해자 명단 공개에 대한 인권단체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희생자 명단 공개를 반대하며 '대안언론' '대항언론'을 표방하며 갓 출범한 <시민언론 민들레>를 '마녀사냥' 하듯이 몰아쳤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는 정부가 적시에 제대로 대응조치를 취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따라서, 이 참사를 축소ㆍ왜곡하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정부가 비판 대상의 최대 초점이 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부의 무책임을 질타하는 데 한 목소리를 집중해도 시원찮을 판에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비화되어 왈가왈부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소위 인권단체들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곁가지를 물고 늘어짐으로써 비판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한편, 코너에 몰린 윤석열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는 결과를 빚어내고 있습니다.  

 

희생자 명단 비공개와 '얼굴없는' 분향소 설치는 유족들간의 공동 대처를 원천적으로 막고 일반 조문객들의 비탄과 울분을 잠재우려는 정부·여당의 비열한 작태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애도 물결을 최소한으로 막으면서 애도기간만 넘기고 나면 말단 경찰관 몇명을 희생양으로 삼아 이번 참사를 적당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저의가 깔려 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시민언론 민들레>는 홈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이 공개적으로 밝힌 입장의 일부분을 발췌해 인용합니다.  

 

"‘10·29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가 추모이고 애도인가?’라는 제목의 전국 언론노조의 성명은 또 어떤가. 성명은 한국기자협회 재난보도준칙을 근거로 들며 명단 공개를 ‘정치적 판단’이라고 재단했다. 그러면서 준칙 제11조(공적 정보의 취급)와 제18조(피해자 보호), 제19조(신상 공개 주의)의 ‘일부’를 인용했다. ‘피해자와 가족, 주변 사람들의 명예나 사생활, 심리적 안정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18조와 ‘상세한 신상공개는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는 19조는 모두 언론인이라면 곱씹어야 할 원칙이다. 그러나 성명이 두 문장으로 된 11조 중 ‘피해자 명단은 공식 발표에 따르되 진위와 정확성을 최대한 검증해야 한다’는 앞부분만 인용한 이유는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공식 발표가 늦어지거나 발표 내용이 의심스러울 때는 자체적으로 취재한 내용을 보도한다’는 두번째 문장을 굳이 뺀 까닭이 무엇인가.  

 

언론노조에 묻는다. 산하의 수많은 언론매체들은 과연 참사 이후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깊이 인식해왔는가. 언론노조 강령 1조의 목표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성 언론이 참사 보름이 넘도록 정부 차원에서 명단 공개를 하지 않는 이유를 취재, 보도, 논평한 적이 있는가."  

 

한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해외 유수의 매체들이 국내외 희생자 상당수의 사진과 사연을 실명 보도하고 추모와 애도의 시간을 주도했습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2001년 9.11 테러 희생자 2,996명 전원의 이름과 사진을 두 페이지 전면에 걸쳐 공개함으로써 이 사건의 사회적 의미를 부각시켰었습니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가 요체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준법정신을 강조하고, 실정법을 지키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법률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상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입니다.  

 

이에 대한 제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민주주의는 정파에 관계없이 법치주의 요건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관련법 조항을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조는 개인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주체가 살아있는 개인에 대하여 주민등록번호 등으로 특정가능한 정보를 공개할 때만 문제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이번 참사 희생자들은 이미 고인인데다 성명만으로는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더군다나,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민들레>와 <더탐사>나 미사때 그 이름들을 불렀다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은 개인정보의 관리 주체도 아니다.  

 

따라서 유족들 가운데 희생자 명단의 공개를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익명으로 처리하면 상식에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민들레>는 155명의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이후 일부 유족 측의 항의에 따라 10여명의 이름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위 '인권단체 입장'이라는 성명은 "진실과 정의, 회복을 위한 우리의 행동이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라고 입장을 마무리했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책임제 하에서 대통령이 행안부장관,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등에 대해 정무적인 인책을 즉시 단행하는 한편 서울시장, 용산 경찰서장, 용산구청장 등에 대해서는 법적인 책임을 묻도록 비판의 화살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뻔뻔한 무책임에 날개도 없이 신뢰성이 추락한 정부가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촉구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부는 희생자 유족들에 대해 거듭 정중하게 사과하고 그에 상응하는 예우와 함께 적절한 피해배상은 당연히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또한 두번 다시는 이같은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대구지하철 참사 때처럼 희생자 전원의 명단을 담은 추모비를 건립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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