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사건' 때 청와대 대변인, 관훈클럽 창립회원 중 '유이(有二) 생존자'였던 임방현 님 별세

가디언21 | 기사입력 2022/04/23 [09:31]

'10.26 사건' 때 청와대 대변인, 관훈클럽 창립회원 중 '유이(有二) 생존자'였던 임방현 님 별세

가디언21 | 입력 : 2022/04/23 [09:31]

▲ 임방현 전 청와대 대변인, 관훈클럽 창립 18명 중 한명, 국회의원   © 가디언21


18일자 H신문에 뒤늦은 부음(赴音)기사가 났다. 

<10.26 사태 때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임방현(林芳鉉) 전 국회의원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인의 뜻에 따라 부고를 내지 않았고, 조문도 받지 않았다>.

 

16일에 발인했다니 발인  후로도 이틀 지나 겨우 세상에 알려진 부음기사를 대하며 든 첫번째 상념은 "이제 한국언론사의  산 증인이었던 관훈클럽 창립회원 세대가 완전히 끝나는구나"라는 소회였다.

 

임방현 선생은 65년 전인 1957년 1월 서울 관훈동 고 박권상(朴權相, 전 동아일보 주필, 2014년 작고) 선생 하숙집에서 '관훈클럽'을 만들었던 창립회원 18명 중 하나였다.

 

임 선생은 전주고를 거쳐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조선일보 기자로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민국일보 편집국장 대리, 한국일보 논설위원, KBS 해설위원을 한 그는 1970년 만 40에 '박정희 대통령 사회특보'로 청와대에 간다.

 

이어 1975년 청와대 대변인 겸 공보수석을 맡아 1979년까지 재직하며 1979년 10월 26일, 그 유명한 '박 대통령 시해 사건' 후 이를 발표하는 역할을 맡는다(사진).

 

그는 운명적으로 박정희 사람이다. 박정희 시대가 끝난 이후 그는 최규하 때 정신문화연구원 부원장을 맡았다. 그 이후  11,12대 국회의원(전주, 완주)을 지냈으나 13대 때 황색돌풍에 휘말려 낙선했다. 60이 채 안되었음에도 그는 표표히 정계를 은퇴했다. 

 

그는 '관훈클럽 창립회원'인 것에 자긍심을 가졌다고 한다. 사실 한국전쟁이 끝난(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체결) 후 불과 4년 인 1957년에 "언론을 개혁하고,선진적인 언론을 만들어 보자"며 27-28세 젊은 기자들이 관훈클럽을 만든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기적같은 일이었다. 

 

이 클럽의 '창업자 대장'이라 할 박권상은 임방현의 전주고, 서울대 1년 선배였다. 특히 창립회원 18명 중  5명(박권상 조세형 임방현  정인량 김인호)이 전주고 출신이었다. 

 

지금도 단일 고교 기준으로는 전주고가 기자 배출 최다 1위이다. 가끔 기자 동료들이 "전주고는 교훈이 '기자가 되자' 아이가?"라고 장난하는 이유이다.

 

조양 임씨는 전북에서 인물을 많이 배출했다. 미원그룹 창시자 임대홍(작고), 임복진 임춘원 임종인 전 의원,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 등이 그들이다.

 

그는 박정희 맨이고, 전두환 정권에서 국회의원을 했지만 고향의식은 강한 편이었다.  '평화의 댐"을 만든 이규효(李奎孝) 당시 건설부장관이 1986년 호남 비하발언을  하자 이 장관을 크게 꾸짖기도 했다.

 

헌정회(憲政會) 부회장을 지낸 그는 언론인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고 유족들은 밝혔다.

 

관훈클럽 창업기자 18명 중  생존하시는 분은 진철수(93. 미국 거주)님 뿐이다. 박중희(영국 거주) 님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다.

 

임방현 선생의 슬하 2남 2녀 중 장녀가 1970년 대 중반 대입 예비고사에서 여학생으로서는 처음 전체 수석을 차지해 좀 유명세를 탔다.

그의 둘째 사위가 장인을 이어 언론인을 길을 가고 있다.  

 

오마이뉴스 국장을 거쳐 지금 외신(外信) UPI뉴스 부사장으로 일하는 김 당(60)이다.

 

그는 고 김영삼 대통령의 서울대 철학과 1년 후배인데, 생전에 "YS는 입학 때는 분명히 없었다. 나중에 졸업 때 있었던 걸 보면 원래는 청강생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임방현 선생은 필자와 정치성향이 너무 달랐지만,개인적으로는 많이 아껴주셨다.

 

전주 고향 대선배, 전주북중과 전주고 24년 선배, 언론계 선배, 관훈클럽 선배인 임 선생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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